가재가 부르는 곳. – 델리아오엔스

델리아·오언스 지음/김·성현이 번역| 살림 출판사| 2019년 06월 14일| 원서:Where the Crawdads Sing이 책을 왜 이렇게 늦게 알았을까.하지만 늦게 읽은 덕분에 영화나 같이 볼 수 있었다는 사실~저번도 리스·그녀가 추천한 “와일드”을 읽고 깨달은 것이 많았지만, 이 책 역시 그녀가 추천한 도서답게 역경을 딛고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한 여성의 이야기이므로 개인적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놀랍게도 이 책은 일생을 야생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고 온 70세의 여성 과학자가 70세에 처음 출판한 소설이다.소설 속에 한 여자의 인생의 모든 것이 담겼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시와 습지 생태계, 로맨스, 살인 사건 재판까지 정말 다양한 내용이 벌어지기 때문에 도저히 책장을 덮을 수 없다.이야기는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폭력에서 반쯤 미쳐서 집을 나온 어머니의 뒷모습을 어린 주인공의 가야가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폭력에 지치고, 언니 오빠들도 하나 둘 달아나면서 결국 혼자 남겨진 주인공은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면서 근근이 버티지만 바로 아버지도 사라지고 습지의 오두막 집에 혼자 된다.습지에 산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의 놀림을 받지 비난을 받아 학교에도 가지 않고 오로지 굴과 홍합 등을 취하고 판 돈으로 겨우 목숨을 지탱하는 그녀의 성장은 너무도 가슴 아프지만 테이트라는 마을 형의 도움으로 글자도 배울 생물학 관련 책을 읽으면서 혼자 어른이 되어 나갈 수 있었다.대인 기피 증세가 있을 정도로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한 그녀에게 유일한 친구인 연인이었던 테이트가 대학에 진학해서 그녀를 떠나자 외로움에 지친 그녀는 마을 제일의 바람둥이 체이스랑 사귀어 배반당하다.그리고 살해된 체이스.살인 혐의로 기소된 가야.대략적인 줄거리만도 무려 스펙터클이 아닌가.그런 가운데 혼자 습지 생물을 수집하며 연구했고 그림으로 남긴 그녀의 자료가 책으로 출판될 성공 스토리도 있다.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스토리보다 습지와 그 생태계를 묘사한 언어에 있다.야생의 자연과 동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았던 저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독창적인 표현이 있을 때에는 신선하고, 또 어떤 때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원문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할 수밖에 없었다.그 특별한 언어를 모두 생각할 수는 없지만 아마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를 선택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아래의 문장으로 언급한 것 아닌가.여기에는 윤리적 심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악의 장난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다른 참가자의 생명을 희생하고 그 대가로 힘차게 지속하는 생명이 있을 뿐이다.생물학에서의 선악이란 같은 색채를 다른 빛에 비추어 볼 일이다가야는 끊임없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거부됐기 때문에 자연과 어울리지 못했지만, 사실은 그 자연 속에서도 어릴 때 어머니가 자식을 버리고 떠날 수 있었던 이유를 찾으려고 동물 생태에 대해서 일생을 연구한다.도대체 어떤 지경에 이르렀을 때, 모성애를 팽개치고 자신의 자식을 버릴 수 있을까?라는 뼈아픈 질문을 계속하면서 답을 찾으려는.저자는 야생 동물을 연구하며 인간도 근본적으로 동물의 본능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카나를 통해서 독자에게 배달.그래서 가야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어머니가 자식을 버리고 살아남는 것이 종족의 생존에 유리하고 인류도 그렇게 살아남은 동물이라고…… 그렇긴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냉철하게 이해하려고 하지만 슬프게도 그녀가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몸으로 이해하게 된 것은, 체이스에 폭력을 받은 직후, 생명의 위협을 느낀 때였다.그리고 가야는 결심한다.여기서 도망 갈 자신이 될 수 없다고.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꼭 언급하는 것이 마지막’반전’인데… 그렇긴 그 반전 덕분에 가야가 끝까지 용감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 가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윤리적, 사회적 잣대는 어떻든, 카야는 정말 멋지게 자신을 지키고 살아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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